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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성을 되찾는 기록의 비밀

by johnsday9 202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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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성을 되찾는 기록의 비밀

 

주체성

왜 우리는 선택하고도 자유롭지 못한가?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 특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모순된 감각이 있습니다. 바로 **‘부자유함’**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대학을 선택했고, 이력서를 내어 면접을 보고, 마침내 지금의 직장에 취직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회사 생활을 포함한 자신의 삶 전반에서 **‘내가 선택했지만, 자유롭지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것일까요?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는 이 모순이 바로 우리가 **‘주체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자발적인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택의 연장선상에서 주어지는 노동과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외부 구조에 의해 속박당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단지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 즉 서열 사회의 병폐삶을 체계적으로 회고하지 않는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본 글은 우리의 자유를 속박하는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실천 가능한 도구인 **‘기록법’**을 통해 진정한 자기 주체성과 자유를 회복하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합니다.


🚦 자유 신호등: 나의 하루는 몇 개의 빨간불인가?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진단하는 첫 번째 단계는 바로 **‘행위의 주체성’**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김 교수가 제시하는 ‘자유 신호등’ 기록법은 자신의 하루를 객관화하고 부자유의 패턴을 식별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신이 수행한 행위들을 시간순으로 꼼꼼히 기록하고, 각 행위에 다음 세 가지 색깔의 신호등을 붙여보세요.

  • 🟢 초록불 (Green Light): 완전히 나의 주체적인 욕구와 판단에 의해서 기쁨으로 행한 것. (예: 점심으로 내가 정말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한 행위)
  • 🔴 빨간불 (Red Light): 할 수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한 것. 내 의지와 무관하게 강요된 의무나 행위. (예: 상사의 눈치를 보며 맛없는 메뉴를 선택한 점심 식사, 마감 시간을 위해 영혼 없이 처리한 서류 작업)
  • 🟡 노란불 (Yellow Light): 딱히 싫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주체적 선택은 아니며 약간의 강요가 있었던 행위. (예: 팀원의 요청으로 참여한 회식,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한 자기 계발)

🚨 자기 진단 기준: 만약 당신의 하루 기록에서 초록불의 개수가 두 개 미만이라면, 당신은 지금 부자유의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록불이 적다는 것은 당신의 하루를 타인의 욕구나 외부의 강제성이 지배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이러한 기록을 일주일간 반복해 보세요. 당신의 기록 속에서 반복되는 빨간불의 패턴이 명확히 드러날 것입니다. 이 패턴을 인식하는 것, 즉 **‘내가 무엇에 의해 부자유한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주체성을 회복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 행위의 세 단계: 레이버, 워크, 그리고 프랙티스

우리가 직장에서 수행하는 모든 행위는 그저 생계를 위한 노동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철학을 김 교수가 현대적으로 변형해 설명하는 **‘행위의 세 가지 구분’**을 통해 당신의 노동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1. 레이버(Labor): 생존을 위한 노동
    • 행위: 그저 벽돌을 쌓는 행위 자체.
    • 의미: 생존과 소모를 위한 단순 반복 노동.
  2. 워크(Work): 결과물을 만드는 일
    • 행위: 교회를 짓고 있는 행위.
    • 의미: 정해진 목표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일.
  3. 프랙티스(Practice/Act): 가치를 실현하는 실천
    • 행위: 하느님의 성전을 짓는 행위.
    • 의미: 자신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와 신념을 현재의 일에 실현하고 있는 행위.

우리의 목표는 현재의 노동을 세 번째 단계인 ‘프랙티스’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종류가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현재의 노동을 통해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고 정의한다면, 그 순간 당신의 노동은 자유가 됩니다.

📌 가치 부여의 실천: 현재 자신의 일에서 가장 의미 있다고 느끼는 부분을 찾아내고, 그 의미를 마음속으로 반복하여 되새기는 행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 현재의 직장 생활을 ‘단순한 인내’가 아닌 ‘자유로운 실천’으로 바꾸는 첫걸음입니다.


✍️ 기록법 심화: 심리적 왜곡을 바로잡는 회고

우리의 뇌는 부정적인 사건을 긍정적인 사건보다 훨씬 강렬하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 심리적 왜곡을 체계적인 기록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 밤의 5분 회고: 부정적 필터를 걷어내다

하루의 끝, 잠들기 직전에 단 5분만 시간을 내어 회고 일기를 써보세요. 이 회고는 단순히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순으로 자신이 한 일과 그때 느꼈던 감정을 꼼꼼하게 종이에 적는 것입니다.

  • 왜 써야 하는가?
    • 우리의 하루는 보통 30%의 기쁨, 30%의 나쁜 일, 그리고 40%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일로 구성됩니다.
    • 나쁜 30%가 심리적으로 뇌리에 박히면, 우리는 나머지 40%의 중립적인 일까지 짜증 났던 일로 왜곡합니다. 결국 **‘오늘은 꽝이다’, ‘나는 이생망이다’**라는 극단적인 절망감에 빠지게 됩니다.
    • 회고 기록을 통해 나쁜 30%를 객관화하고 나면, 중립적인 40%가 기쁨 30%와 결합되어 하루의 70%가 나쁘지 않은 혹은 기쁜 하루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기록은 심리적 착각을 걷어내고 하루 전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무럭무럭 자라나게 합니다.

2. 월간 인생 지도: 내면의 욕동을 깨우다

한국 사회의 서열 교육은 우리가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살게 만듭니다. 그 결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내면 깊은 곳에 잠들어 버립니다. 이를 깨우는 것이 바로 ‘월간 인생 지도(Life Map)’ 기록입니다.

매월 한 번씩, 다음의 다섯 가지 차원에서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1. 일 (Work): 일의 차원에서 내가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2. 가족 관계 (Family): 가족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모습은 무엇인가? (예: 아이와 진정한 대화 1시간)
  3. 인간관계 (Relationships): 관계에서 내가 추구하고 싶은 자유는 무엇인가? (예: 용기를 내서 예전 친구를 찾아가 만나기)
  4. 성장 (Growth):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은 무엇인가?
  5. 향유 (Enjoyment): (가장 중요) 노는 것, 즐기는 것과 관련하여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예: 혼자 2박 3일 여행 가기, 가장 좋아하는 가지 짜장면 먹기)

이러한 내면의 욕구를 반복해서 쓰다 보면, **서열 사회의 구조 속에 잠자고 있던 자신의 진정한 욕구(욕동)**가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이 욕구가 현재의 삶을 판단하고 변화시키는 자기 중심을 만들어줍니다.


💰 경제적 자유: 소득의 크기가 아닌 선택의 주체성

많은 사람이 현재의 낮은 월급과 부족한 경제력 때문에 부자유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경제적 자유가 소득의 절대적인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삶의 규모를 스스로 선택하는 주체성에 달려 있다고 역설합니다.

1. 적극적 절약: 절약에 가치를 부여하라

  • 부자유한 절약: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싼 것을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비참하게 만듭니다.
  • 자유로운 절약: **“나는 경제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지금부터 도시락을 싸서 점심을 먹는 것을 선택한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 효과: 점심 한 끼를 아껴 모은 돈이 한 달에 20만 원이든 40만 원이든, 이 적극적인 절약이 누적되었을 때 당신에게 주는 기쁨의 사이즈는 큽니다. 이는 스스로 경제적 삶의 규모를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주체적 경제의 자유감을 심어줍니다. 현재의 수입이 적더라도 스스로 선택한 미니멀리즘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닌 자유의 행위가 됩니다.

2. 성취욕의 덫: 짧은 기쁨 vs 오래가는 행복

승진이나 학위 취득 같은 서열 속 성취는 그 기쁨이 매우 짧습니다(박사 학위는 두 달, 승진은 일주일). 이러한 성취는 또 다른 성취 욕구를 낳는 끝없는 욕망의 사슬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성취‘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찾아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가지 짜장면을 먹는 아주 사소한 행위라도, 그것이 **‘오늘 내가 정한 주체적 자유 실천’**이었다면, 그 기쁨은 오래 지속되며 스스로가 주체적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 반복과 인계점: 구조를 바꾸는 달걀의 힘

우리가 당장 바꿀 수 없는 사회 구조(예: 노동의 저평가, 월급 격차) 앞에서 좌절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때 우리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는 무모하다는 잘못된 속담에 갇히게 됩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계란으로 바위를 쳐야 바위가 깨진다고 주장합니다.

  • 질 들뢰즈의 철학 (차이와 반복):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반복에 의해 차이가 만들어집니다.
  • 인계점(Tipping Point): 반복 속에 담긴 아주 작은 차이들이 계속 쌓이고 쌓이다가, 어느 시점에 인계점을 넘으면 그 결과가 폭발적으로 튀어나옵니다. 이것을 우리는 흔히 **‘우연’**이라고 착각합니다.

✅ 실천 방법:

  • 자유를 속박하는 사회 구조 앞에서 절망만 할 것이 아니라, 그 구조를 바꾸기 위한 개인의 작은 행위를 반복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 **“빨리 나에게 성과가 와야만 해”**라는 급한 성취욕은 금물입니다. 이는 스스로를 조급함의 노예로 만드는 꼴입니다.
  • 반복적 실천을 성실하게 하면서 인계점에서 찾아올 **‘차이의 존재’**를 기대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자유의 행위입니다.

이러한 반복적 행위는 매일 아침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매일 아침, 자신의 자유 실천 한 가지를 구체적으로 쓰고 하루를 시작하세요. (예: 오늘은 부장님께 나의 의견을 반드시 한 번은 전달하고야 말겠다.)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행위를 매일 반복한다면, 당신의 실행력은 점차 높아지고, 자신의 자유 영역은 조금씩 확장되어 갈 것입니다.


❤️ 가족으로부터의 자유, 관계의 핵을 찾아서

진정한 자유는 가장 가까운 관계, 즉 가족으로부터의 자유에서 출발합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때로는 자기희생을 강요하고, 결국 자신의 인생을 펼칠 힘을 반감시키기 때문입니다.

  • 2박 3일 혼자 여행 가기: 자유를 연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가족을 완전히 '버리고' 혼자서 여행을 다녀오는 연습을 하세요. 이 경험을 통해 가족에게 희생하고 있다는 무의식적인 불만을 인식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인간관계의 핵 (The Core of Free Relationships)**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서열 사회의 병폐로 인해 타인에게 끊임없이 잘 보이려고 노력하며 주체성을 상실한 관계를 맺습니다. 하지만 인간관계의 핵은 **‘내가 정말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만나는 용기에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전 직장에서, 혹은 어느 순간 너무 좋았지만 샤이해서 다가가지 못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당신의 인간관계 핵입니다. 지금 그 사람을 찾아서 마음의 사랑을 나누는 행위를 실천하세요. 관계에서의 자유는 우리에게 매우 큰 행복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 인생 질문: 당신은 지금까지의 삶에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 있습니까? 지금 그 사람을 찾아서 만날 용기를 갖고 계십니까?

이 질문을 마음에 새기고, 기록과 반복적인 자유 실천을 통해 현재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주체성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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